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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마워요 세화병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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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화병원에 대한 인상...(40대 여인의 수술일기)

닉네임 : 4*인 | 작성자명 : * | 2003-10-3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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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0대 여인의 아픈 마음을 덜어주기 위한 표현인가, 생각했던 무<br />
궁화(자궁이 없는 여인)라는 표현이 드디어 나에게 현실로 다가<br />
왔다.<br />
<br />
수술 날짜를 받아놓고 초조하게 보냈던 날들.. 혹시?하는 마음<br />
에 불안하여 아이들과 남편에게 남길 말을 기록해 두어야 하<br />
나, 통장 비밀번호는 누구에게 알려주지? 모두 부질없는 걱정<br />
인 줄 알지만 순간순간 엄습해 오는 생각들을 떨쳐버릴 수가 없<br />
었다. 3주전부터 입원 준비물을 챙겼건만 수저도 가져오지 않<br />
는 실수를 범하며 어리둥절한 채로 수술전날 입원을 하였다.<br />
<br />
산부인과라는 특수성 때문에 받기 불편한 여러 치료나 준비과정<br />
이 매우 걱정되었다. 그러나 그러한 걱정이 다 부질없음을 깨닫<br />
는데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. 간호사님의 차분하고 프<br />
라이버시를 최대한 배려한 수술 전 준비는 나를 더없이 안도하<br />
게 해 주었다. 다음날의 일정에 대해 미리 설명해 주어 막연하<br />
게 가지는 나의 불안을 해소 해 주었다.<br />
<br />
수술당일 수술실 입구에서 남편과 헤어지는 자리에서도 가벼운 <br />
위트로 웃게 해 주어 팽팽한 고무줄같이 긴장되어 있는 나와 남<br />
편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. <br />
TV에서만 보던 수술실 천정...<br />
별로 무섭지 않았다. ´등이 참 예쁘게 생겼다´라는 생각과 함<br />
께 들리는 말 ˝잠시 자고나면 다 끝납니다.˝<br />
그런데 수술은 하지 않고 자꾸 기다리게만 한다 싶어 동생이 보<br />
이길래 ˝수술은 왜 안하는데?˝하니  ˝벌써 다 끝났다고 하네..˝<br />
´아! 이런 것이 수술이구나...´라고 느끼는 순간 밀려오는 통<br />
증... 허리는 끊어지는 것 같고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여지<br />
지 않고 의식은 있는데 왜 이렇지?<br />
잠시 후 잔잔히 들려오는 음악소리... 회복실에서도 음악은 들<br />
렸다. 순간 마음의 평화가 밀려왔다.<br />
회복실에서의 약 3시간 동안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이었다.<br />
보통의 회복실에서 볼 수 있는 간호사들의 바쁜 움직임, 의사선<br />
생님의 처방내는 음성... 부산한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.<br />
<br />
병실로 옮겨 진통제 몇 번 맞고 훨씬 가벼운 몸 상태가 되었<br />
다. 수액이나, 소변줄, 금식, 식사 등 여러 문제들을 미리 설명<br />
해 주어 막연한 걱정에서 해방되었다.<br />
담당 선생님은 외래서부터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로 친절하게 설<br />
명해주셔서 참 안심이 되었는데, 입원하니 아침저녁으로 회진하<br />
여 경과에 대해 설명해 주시니 든든한 병풍이 따로 없었다.<br />
<br />
병실이 너무 좋다.<br />
아침이면 밝은 햇살이 병실 깊숙이 들어오고<br />
환자의 침대는 환자 스스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었<br />
다. 또 침대의 옆 부분이 쇠가 아니어서 만질 때 찬 느낌이 안 <br />
들어 좋았다.<br />
수액을 꽂고 다니는 막대한 방향조절이 참 쉬웠고, 약간의 소모<br />
품을 담을 공간이 있어서 참 편리했다. 식사 후 약간의 운동을 <br />
하러 밖으로 나갈때 휴지랑, 기타 소지품을 담아갈 수 있어서 <br />
그저 그만이었다.<br />
<br />
보호자 침대는 또 얼마나 편한지 친정어머니께서 수술 당일 날 <br />
주무시고는 너무 좋아하셨다.<br />
당사자인 환자로서는 간호하시는 분이 불편할까봐 그게 큰 부<br />
담인데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.<br />
<br />
병문안 오는 사람들마다 환호성이다.<br />
병원이 너무 예쁘다, 깨끗하다, 환자복이 예뻐서 덩달아 환자<br />
도 예뻐 보인다, 호텔같다, 조용하다며 은근히 입원해있는 날 <br />
부러워하는 눈치까지 보였다.<br />
<br />
흔히들 그렇듯이 익숙하지 않은 관공서나 병원, 법원 등의 공간<br />
들은 왠지 우리들을 주눅들게 하는 점이 있다. 요즘은 이러한 <br />
점들이 많이 개선되어 곳곳에 참으로 자연친화적이며 따뜻한 분<br />
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.<br />
유난히 예쁜 병동, 병동 한가운데에 있는 정원, 그 정원위로 보<br />
이는 가을하늘, 복도의 예쁜 탁자와 의자, 1층 화라운지의 커<br />
피향, 그리고 컴퓨터, 하루종일 잔잔히 흐르는 음악...<br />
집에 가면 이 모든 것이 눈에 선할 것 같다.<br />
<br />
담당 선생님, 간호사님들, 항상 ˝따뜻할 때 맛있게 드세요˝라<br />
는 멘트와 함께 식사를 주는 아주머니... 다들 정들었는데 서운<br />
하고, 아직 기운이 없는데 집에 가서 본연의 업무(?)를 해야 한<br />
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.<br />
<br />
세화병원에서 여러분의 덕분으로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이렇게 <br />
좋은 마음을 안고 퇴원하니, 입원 시 수술 후 가지게 될 허탈함<br />
은 간데 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여인으로 병원문을 나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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